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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시위’ 이상득=쇠고기가 상점에 깔리면 논란이 진정될 것

5Dsei 2012. 8. 6. 11:14

ㆍ위키리크스 전문서 드러난 한·미 ‘촛불 공조’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은 2008년 5월 촛불시위 당시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국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쇠고기상점에 깔리기만 하면 논란이 진정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이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촛불정국’ 대응을 비판했다.

주한 미 대사관은 또 촛불시위 확산 등으로 ‘위기에 처한’ 이 대통령을 돕기 위한 대책안을 본국에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주한 미 대사관의 2008년 5월29일 기밀전문에는 버시바우 대사가 이상득, 전여옥 의원과 점심을 함께하며 촛불시위와 쇠고기 재협상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반쇠고기 정서가 반미 정서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일단 미국산 쇠고기가 상점에 깔리기만 하면 시위국면은 가라앉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부유한 미국 유학의 청와대 참모들은 시민들이 왜 집회를 하는지 모른다”며 “이 대통령이 정치에 몸담은 적이 없어 ‘정치적 본능’이 형편없는데다 참모들도 국정 운영 경험이 없어 이 문제를 해결할 상상력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2008년 5월3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쇠고기 수입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전 두 의원은 “이 대통령의 지나친 실용주의 기조가 보수주의자들을 실망시키고, 이로 인해 박근혜 같은 친미 보수주의자들이 이 대통령이 (촛불정국이라는) 난관을 헤쳐나가는 데 도와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2008년 6월16일 기밀전문에서 “이 대통령이 최악의 악몽에 놓여 있다”며 “이 시점에서 미국은 이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고 보고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의 이 대통령 지원대책안으로 우선 “한국 내 비판 여론이 요구하는 쇠고기 재협상 동의를 통해 이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 협상(SMA) 같은 민감한 이슈를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연기해줘야 하고, 미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대통령의 통치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이 이 대통령을 도와야 하는 이유로 “이 대통령이 계속 신뢰 상실, 통치력 약화 등으로 나아갈 경우 미국도 장기적으론 한국과 맺은 ‘21세기 전략적 동맹’이 약화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대통령 스스로가 위기를 타개하고 신뢰 회복을 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대국민 사과와 쇠고기 협상 내용 개정, 내각과 청와대 진용 개편”을 꼽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6월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촛불 시위를 야기한 ‘쇠고기 파동’ 특별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낭독한 후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실제 이 대통령은 사흘 뒤인 6월19일 청와대에서 전격적으로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한 지 1주일 뒤인 6월26일 김성환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버시바우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미 쇠고기 수입 논란과 촛불시위 등으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연기된 것에 대해 “수치스러운 일(shame)”이라고 표현했다.

같은 달 18일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제임스 신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수석차관보를 만나 촛불정국을 “정치적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촛불집회를 “최신 기술을 활용한 도시 게릴라들의 시민 불복종”이라고 표현했다.

그 원인은 한국 사회“너무 민주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향신문 & 경향닷컴 도재기·심혜리 기자 2011-09-06 03:0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