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전문… 미 대사관의 한국 정치 분석
"경상도의 표심은 정책에 흔들리지 않으며,
정치인들은 유권자를 대변할 동기부여가 별로 없다."
"국민들은 여당 내 권력견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믿음이 별로 없다. … 권위주의 시대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불안이 퍼져 있다."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미국 대사 가 2008년 12월23일과 2009년 4월22일 본국에 보고한 기밀 외교전문의 일부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기밀외교전문에는 한국의 정치상황에 대한 상세한 분석과 평가가 담겨 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12월23일 '영남: 한나라당에 대한 충성심과 지역주의의 여전한 군림'이라는 제목의 전문을 본국에 보고했다. 미 대사관 직원들이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지지도를 측정하기 위해" 영남지역을 둘러본 뒤 느낀 점이 정리돼 있다. 스티븐스는 전문에서 "대구와 부산을 방문한 결과 국내정치에 지역주의가 강력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확실했다"고 썼다.
그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다른 이념을 발전시켜왔지만 경상도 유권자들은 정책의 차이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쓰고 한국 정치인들은 지역구 유권자를 대변하는 정책을 입안할 동기가 별로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어 그는 "지난 4월 이후 한나라당의 당내 민주화는 뜨거운 주제가 되었지만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역주의가 척박한 정책과 당내 민주화 결핍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스티븐스는 이듬해 4월22일에는 '한국 민주주의에 다가오는 위협'이라는 글을 본국에 보고했다. 왜 여야의 대립이 계속되는지 그 이유와 대책을 나름대로 분석한 장문의 보고서다. 당시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상임위 상정과 미디어법 처리를 두고 여야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던 때다.
스티븐스는 "18대 국회는 시작할 때부터 잦은 다툼에 시달려왔고 입법부의 기능에 대한 비관적 여론에 직면해왔다"면서 그 기저에는 '합의에 대한 강렬한 대중의 요구'와 다수결주의의 대립 등이 깔려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또 야당 등 비판세력이 소외되는 원인으로 '보스정치'와 여당의 권력견제장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 부족 등을 꼽았고 국회 안팎에서 제시된 해결책으로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제도의 도입, 국회의장의 권한 강화, 당내 민주화 등을 거론했다.
스티븐스는 그러나 이 같은 해결책의 현실화에 대해선 회의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정치인이다. 그들이 정당의 정치적인 힘을 약화시킬 이 같은 개혁안들을 도입할 것 같지 않다"고 썼다.
경향신문 송윤경 기자 2011.09.0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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