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에서의 이틀~
2009년 11월 11일
그냥 쉬는거야 아무 생각 말고 파도에 떨구는 조약돌의 소릴 들어봐
아기들이 배불리 먹을 다시마를 가득 싣고 우리 착한 전복들의 대열에 들어 갈 때가 무엇보다 행복하지
금방 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네~민정이네 아범은 어구 손질 끝냈을라나...
부는대로 쏟아지는 대로 맞는 거야~ 그래도 내겐 언제나 흔들리는 날 지켜 보아주는 보죽산이 있어 행복해
인생은 생긴대로 사는거야~ 내게 주어진 모양 대로 잘 적응해서 살아 가야지
비가 오시는데 은지네 엄마는 조개를 다 캐어 놨을까?
비를 맞아도 괜찮아요~ 우리 주인 오실때 까지 이러고 기다릴 께요
흐르는 빗길 골목 내려오면 담벼락에 바짝 붙어 오손도손 살아가는 우릴 만날 수 있어요
우린 누군가 보아주지 않아도 담벼락에 언제나 그림을 그리지
우린 언제나 배가 고픈데 아마도우리 주인은 아닌거 같아
반짝이는 건 보석일 꺼야...그러나절대 주워 담을 수는 없겠지!
내가 있었던 이곳 절대 잊지 말아요
누군가 설레임을 한배 가득 싣고 보길도로 향한다
빗속 보길도에서의 이틀 밤... 가려니 붙잡는 푸른하늘~
즐거웠던 기억들 이렇게 생생히 새겨 놓아도 잠시 고개를 돌리면 지워지겠지